농사를 주관하는 제주의 여신, 씩씩하고 진취적인 자청비
우리나라 신화에 등장하는 여신들은 평범한 인간으로서의 삶을 살다가 여신으로 새롭게 거듭나는 경우가 많다. 자청비는 제주도를 대표하는 여신이자 농사를 주관하는 신이다. ‘자청해서 태어났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의 자청비는 부모의 사랑을 듬뿍 받으며 자라 하늘나라 문 도령의 아내가 되지만, 여러 고난과 시련을 맞닥뜨린다. 남장한 채로 글공부를 하고, 뜨거운 칼 선 다리를 건너며 죽은 남편을 살려내기까지 한다. 그렇지만 씩씩하게 자신의 운명을 개척하고 문선왕의 시험에 통과하여, 농사의 풍흉을 다스리는 여신의 자리에 오르게 된다.
이처럼 진취적이고 적극적인 모습의 자청비는 씩씩한 제주 여성의 모습을 그대로 담고 있다. 또한 남성 중심적인 사회로부터 비롯되는 여러 제약을 돌파하고, 마침내 운명과 맞서 능동적으로 삶을 개척한다. 이는 고전에서 숱하게 등장하는 많은 여인들이 수동적인 태도를 유지하는 것과 매우 큰 차이이며, 읽는 이로 하여금 더욱 흥미를 느낄 수 있게 하는 요소이기도 하다.
고려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하고 시를 공부하러 뒤늦게 동국대학교 대학원에 들어갔다. 시를 쓰고 연구하다가 신화를 다시 만났다. 시적 상상력과 신화적 상상력, 시적 사유와 신화적 사유가 둘이 아님을 알았다. 우리 신화를 공부하다가 동아시아 여러 민족의 신화를 만났고, 우리 신화와 동아시아 신화가 둘이 아님을 깨달았다. 어린이와 청소년에게 고전문학과 구비문학을 널리 알리는 일에도 관심이 많으며, 중ㆍ고등학교 국어교과서와 문학교과서를 집필하는 데에도 참여하였다.
중국 베이징외국어대학교 한국어과 교수를 했고, 돌아와서 티베트·몽골·만주·한국 신화 비교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그 후 고려대·동국대 연구교수를 거쳐 현재 서울대학교 국어국문학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동아시아 신화학의 구축을 공부의 한 목표로 삼고 있다. 『우리 신화의 수수께끼』는 우리 신화를 동아시아 신화의 시각에서 읽는 공부의 여적(餘滴)이다. 그 동안『손가락에 잘못 떨어진 먹물 한 방울』,『사랑 사랑 내 사랑아』,『심청전』,『유충렬전』,『전우치전』 등의 고전 소설과『고조선 건국 신화』,『고구려 건국 신화』 등의 신화,『동아시아 건국신화의 역사와 논리』, 『문신의 역사』, 『고전문학과 여성주의적 시각』(공저), 『한국 서사문학과 불교적 시각』(공저), 『일본 단일민족신화의 기원』(역서) 등을 펴냈다.
‘국어시간에 고전읽기’ 시리즈를 펴내며
《자청비》를 읽기 전에
자청하여 태어난 자청비
운명적으로 만난 하늘나라 문 도령
문 도령과 몰래 맺은 하룻밤 인연
외로운 자청비와 하인 정수남의 싸움
정수남의 귓구멍에 꽂힌 담뱃대
청태산 할망의 베 짜는 여인
자청비, 칼 선 다리를 타고 나서 문 도령과 혼인하다
문 도령의 죽음과 서천꽃밭 길
뼈가 붙고 살이 오르는 환생꽃
인간 세상에 내려온 세 세경신
〈이야기 속 이야기〉
신화 속 주인공들의 이름 _ 네 이름은 뭐니?
헤어지며 나누는 물건 _ 다시 만나기를 약속하며
하늘과 땅, 오르내리기 _ 하늘 길의 수수께끼
삼세번의 의미 _ 숫자 3의 신화적 비밀
신화 공간 탐구 _ 서천꽃밭에 가 보자!
이본 살펴보기 _ 〈세경본풀이〉 다시 보기
깊이 읽기 _ 풍흉은 어디에서 오는가?
함께 읽기 _ 자청비 되어 보기
참고 문헌
평점 |
한줄리뷰 |
작성자 |
작성일 |
추천수 |
등록된 한줄 리뷰가 없습니다.
|